[독도이야기88] 라페루즈 탐험대의 울릉도 탐사

울릉도를 최초로 발견한 서양인들은 프랑스의 라페루즈 탐험대였다. 정조 11년(1787년) 5월 27일 울릉도를 발견한 라페루즈 탐험대는 이 섬을 가장 먼저 발견한 천문학자 다즐레(Dagelet)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라페루즈는 “나는 어떤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는 섬을 찾았다. 이 섬을 최초로 목격한 천문 측량사의 이름을 따서 다즐레(Dagelet)라고 명명한다”고 기록했다. 서양 지도에서는 1950년대까지 1백 50여 년간 이 이름이 사용되었다.
울릉도 탐사 경위는 이 라페루즈가 쓴 항해일지 형식의 탐험기, <라페루즈의 세계 탐험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남해안과 동해안의 해안선을 실측하여 작성한 해도(海圖), 제주도 남부 해안 및 울릉도의 실측 지도도 수록되어 있다. <하멜 표류기(1668년)> 이래 서양인이 한국을 직접 목격, 관찰하고 과학적으로 측정하여 기록한 최초의 자료이다. 이 자료는 이진명 교수(프랑스 리옹 3대학)가 국내에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이 라페루즈 탐험기는 울릉도가 한국 섬이라는 것을 밝혀 주고 있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록한 것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탐험기에 따르면, 정조 11년(1787년) 5월에 적어도 2개 집단의 한국(당시 조선) 사람들이 울릉도에 움막을 짓고 살면서 해변에서 배를 건조하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정부의 공도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들이 이 섬에서 고기잡이, 벌목, 선박 건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는 울릉도 주민들을 목격했을 때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라페루즈는 “나는 우리가 결코 그들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인들에게 우호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닻을 내리려 애썼으나 심한 파고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의 안타까움을 술회하고 있다.
그런데 라페루즈는 독도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라페루즈의 탐험대는 울릉도 상륙에 성공하지 못하자 항로를 북쪽으로 하여 타타르 해협으로 향했던 것이다.
라페루즈 탐험대가 독도를 발견하고 함대의 모함인 부솔의 이름을 따서 ‘부솔’이라 이름 붙였다는 어떤 논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이진명 교수의 분석이다. 라페루즈 함대는 독도를 보지 못하고 북상했으며, 1797년의 지도첩에는 어디에도 동해에 부솔이란 이름의 섬이 나타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1864년 프랑스 해군성 해도국이 작성한 동해안 해도에 부솔이란 이름이 울릉도 저동 앞의 조그만 섬 죽서도(竹嶼죽도)에 맞추어 나와 있고, 울릉도는 마쓰시마, 독도는 리앙쿠르로 되어 있다. 이는 부솔이란 이름을 나중에 붙인 것이며, 독도가 아닌 죽서도(죽도)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어쨌거나 라페루즈 탐사기는 독도 영유권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힘이 되고 있다. 울릉도에 조선인이 중국 배와 똑같은 배를 건조 중이었다는 기록은 울릉도가 조선령임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을 확대하면 그 부속 도서인 독도도 한국령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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