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언어 통해 예술 해석하다

영적 언어 통해 예술 해석하다

영적 언어 통해 예술 해석하다

해금강테마박물관·유경미술관(관장 경명자·유천업)은 8월 7일부터 8월 17일까지 해금강테마박물관 내 유경미술관 5관에서 유경미술관의 231회 초대전인 김미순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미순 작가의 'Colorful Moss' 연작은 전통적 기독교 미술의 경계를 넘다들면서 현대 철학과 신학의 창조적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미시적 자연 현상인 이끼를 통해 거대한 영적 진리를 탐구하는 이 작업들은 단순한 종교화를 넘어 21세기의 새로운 영성 표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끼는 생명이 다한 고목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작업적 출발점을 설명했다. 작품 속 나선형 구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40년과 하나님의 선언 'Rav lachem(충분하다)'을 시각화한 철학적 기호다. 또한 'Davaq'라는 히브리어는 ‘꼭 달라붙어있다’라는 뜻으로, 이끼가 고목에 달라붙듯, 우리도 하나님께 붙어있을 때 진정한 생명을 얻는다고 작가는 말했다.

작가의 작품은 바이오모르피즘의 특성을 강하게 드러내며 신표현주의의 감정적 강렬함을 담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기독교 미술의 도상학적 접근을 벗어나 자연 형태를 통한 영성 탐구라는 독특한 길을 개척했다.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현대철학 이론과의 깊은 대화이다. 모리스 메를로 퐁티의 '살(flesh)' 개념에서부터 들뢰즈 가타리의 리좀 이론, 발터 벤야민의 '정지된 변증법'까지 다양한 철학적 담론과 공명한다.

작품의 색채 사용은 바실리 칸딘스키의 영성 이론과 맥을 같이한다. 초록색 이끼에 '각각의 색조를 입힌' 것은 색채의 영적 진동을 통한 시도이다. 그리고 푸른색 계열은 초월성과 깊이를, 노랑과 오렌지는 현존과 생명력을 전달한다. 이러한 색채들을 통해 개인적 트라우마의 치유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가 작품에 접근할 때의 자연 중심적 접근은 매튜 폭스의 '창조 영성'과 깊이 공명한다. 이끼와 고목의 공생 관계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사고를 해체하고 상호의존적 존재론을 제시한다. 또한 작품들은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적 대안을 제시한다. 작품 제작과정에서 요구되는 인내와 집중은 빠른 소비와 즉시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 문화에 대한 조용한 반박이다.

김미순 작가의 작업은 21세기 종교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시적 자연 현상을 통해 거대한 실존적 질문들을 연구하며, 전통과 혁신, 동양과 서양, 개인과 공동체, 인간과 자연을 잇는 창조적 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작가는 말했다. “이끼는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죽어가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지만 강하고, 겸손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작가의 이 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작가의 단순한 미술작품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영성 언어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시는 금보성아트센터, 해금강테마박물관의 공동 기획으로, 한국 종교미술이 사회적 서사와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그저 옛 종교화가 아닌 현대를 살아가고, 현대에서 해석한 종교화를 통해 영적 언어를 전한다.

전시에 관한 문의 사항 및 자세한 내용은 정현서 학예사(055-632-0670) 또는 해금강테마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헤럴드 미디어 ( herald_news@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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