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본능을 이기는 ‘협력의 과학’...사회적경제의 길을 묻다

이기적 본능을 이기는 ‘협력의 과학’...사회적경제의 길을 묻다

이기적 본능을 이기는 ‘협력의 과학’...사회적경제의 길을 묻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지만, 동시에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는 ‘협동’이다.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경제의 본질적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속에서 협력은 늘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는 왜 협력하기 어려운가, 그리고 협동은 왜 더 힘든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만난 책이 마틴 노왁과 로저 하이필드가 쓴 「초협력자」이다.

「초협력자」는 협력을 도덕이나 이상이 아닌 진화의 핵심 원리로 다룬다. 저자인 마틴 노왁은 수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 인간 사회의 협력을 생물학적‧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이 책은 흔히 협동을 설명할 때 인용되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게임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생명의 탄생과 진화 과정 전반에서 협력이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 수리적 설명을 과도하게 앞세우지 않아, 전문 지식이 없어도 비교적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진화는 지금까지 '변이'와 '선택'이라는 두 가지 원리로 설명하고, 변이는 다양성을 만들고, 선택은 환경에 적합한 개체를 남긴다는 기존 정설을 소개한다. 그러나 복잡한 생명체와 사회, 언어, 문화의 등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제3의 원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협력은 진화의 건설적인 힘이며, 유전자에서 유기체, 그리고 인간 사회로 이어지는 창발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초협력자」는 협력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다섯 가지 원칙으로 설명한다. 첫째는 직접 상호성(반복)이다. 상대에게 한 행동이 반복될 때 협력은 유지된다. 둘째는 간접상호성(평판)으로, 선의가 집단 내에서 공유되고 확산될 때 협력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 잡는다. 셋째는 공간선택으로, 비슷한 가치와 행동을 지닌 집단 간의 네트워크가 협력을 강화한다. 넷째는 다수준 선택으로, 협력적인 집단이 이기적인 집단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혈연 선택은 가장 오래된 협력의 형태로, 인간의 본능적 협력 성향을 설명한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은 자연선택이 인간을 고립된 이기적 존재로 만들기보다, 사회적 관계속에서 더 많은 것을 얻도록 진화시켜 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연구자로 협력의 다섯 가지 원칙을 밝혔을 뿐으로 협력의 다섯 가지 원칙은 물리법칙처럼 저절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기성과 이타성을 동시에 지닌 인간이기에 끊임없는 의식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에만 협력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초협력자」는 사회적경제를 실천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협력은 선언이나 제도가 아니라, 반복과 평판, 관계망, 집단의 선택을 통해 만들어지는 진화적 과정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협동을 이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왜 협동이 어려운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성찰하도록 이끈다.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협동의 의미를 다시 묻고자 하는 이들에게 「초협력자」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헤럴드 미디어 ( herald_news@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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