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곳곳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동부면 동부저수지가 한국농어촌공사의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대상지로 검토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동부면 주민 등에 따르면 저수지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가 태양광 발전시설 후보지로 내세워 마을 지원 계획 등을 곁들여 지난 8월부터 몇 차례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걸로 알려졌다.

문제는 동부저수지가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곳은 거제시가 ‘관광자원화’ 용역을 진행한 주요 관광지로서, 인근에 거제식물원(정글돔), 숲소리공원,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등이 위치해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약 20년간 수상레저 오리배 운영지로 활용돼 왔고,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리는 거제 동부권 대표 휴식지이기도 하다.

특히 하류에는 멸종위기종 ‘남방동사리’가 서식하는 산양천 생태하천이 있고, 물길은 산촌리·오송리 해안을 거쳐 바다로 직접 이어진다. 이 때문에 사업이 추진될 경우 생태계 훼손이 해양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남방동사리 서식지와 연결된 수계, 해양오염 우려도

동부저수지는 하류로 산양천 생태하천과 직접 연결돼 있다. 이 하천은 남방동사리의 유일한 서식지다. 남방동사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수질과 유속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희귀종으로 환경단체에서도 예의주시하는 사안이다.

특히 동부저수지의 물은 만수 시 자연스럽게 산양천을 따라 흐르고 산촌리·오송리 해안을 거쳐 남해 바다로 유입된다. 저수지 내 태양광 구조물이 파손되거나 콘크리트 앵커에서 용출물이 발생할 경우, 오염이 남방동사리 서식지뿐 아니라 연안 해양 생태계로도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수질·농업용수 위협 가능성

한국농어촌공사는 수면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우고, 이를 콘크리트 블록 앵커로 바닥에 고정하는 방식을 검토 중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구조물은 장기적으로 알칼리 용출과 퇴적층 교란을 유발해 저수지 pH 상승, 탁도 증가, 용수 품질 악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부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원으로도 사용된다. 농번기에는 수위가 낮아지고 폭우 시 급상승하는 저수지 특성상, 구조물 안정성 확보가 어렵고 농업용수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조량 부족 · 태풍 위험까지 … 사업성 과연 있나?

동부저수지는 남쪽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조량이 부족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수상태양광은 일사량 확보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효율이 떨어지고 태풍 시 패널 유실 가능성이 높은데다 경제성보다 환경적·안전적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 패널이 파손되면, 금속성 잔해와 미세플라스틱이 산양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내세우지만, 자연 생태계 훼손 우려의 ‘역설’

최근 하청면에서도 태양광 발전소 설치가 추진되다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허가 신청이 철회됐듯, 친환경을 표방하는 태양광 사업이 실제로는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하는 역설적 사업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동부저수지 수상태양광 논란은 단순한 친환경 에너지 도입 여부를 넘어, 거제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관광·환경 정책의 정체성과도 직접 맞닿아 있다. 지역의 미래 자산인 자연환경을 지키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행정과 공공기관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