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역설, 아주동 현장을 말하다

'깨진 유리창'의 역설, 아주동 현장을 말하다

'깨진 유리창'의 역설, 아주동 현장을 말하다

[진단] 김근평 /거제시 도시문제연구회 회장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작은 무질서를 방치하면 그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사회 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이 1982년 '아틀란틱'에 발표한 글에서 “방치된 유리창 하나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따라서 더 많은 파괴 행위를 부른다”고 밝힌 대목은 지금도 유효하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몇 개가 순식간에 무더기로 쌓이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반대로 쓰레기가 버려지자마자 치워지는 거리는 사람들 스스로 함부로 버리기 꺼리게 된다. 작은 관리가 큰 질서를 지탱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거제 아주동 한화오션 서문과 남문 일대의 현실은 바로 이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수년째 출퇴근 오토바이의 무질서한 주·정차가 방치되면서, 이제는 맞은편 도로까지 불법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거제시와 한화오션은 문제 해결에 나설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이곳은 ‘주차 무법지대’로 굳어지고 있으며, 주민 불편과 도시 이미지 훼손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사례는 대조적이다. 몇 해 전 과감히 정문 도로를 확장하고 교통체계를 개선했으며, 정문에서 후문에 이르는 담장과 주변 환경을 정비해 질서를 회복했다. 같은 조선업체라도 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는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한 결과, 아주동의 거리는 점점 더 큰 균열로 번지고 있다.

거제시와 한화오션은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근로자의 주차 불편 해소와 지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조속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작은 무질서를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큰 혼란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헤럴드 미디어 ( herald_news@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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